이력서의 편집상태에 관하여(1) :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이력서나 자기소개서가 인사담당자의 관심을 끌어 지원자를 면접에 초대하고 싶게 만들고자 하는 일종의 개인광고문서임은 여러 차례 언급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력서의 “일차적” 목적은 “어떻게 해서든” 인사담당자의 관심과 궁금증을 끌어내는 것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인사담당자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까요? 

이력서가 수북이 쌓인 책상 앞에 앉은 인사 담당자를 갖가지 음식이 놓여진 식탁 앞에 앉은 시장기를 느낀 사람이라고 가정해 보죠. 이때 당연히 이력서는 음식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식탁 앞에 차려진 갖가지 새로운 음식들 중에서 음식과 잘 어우러지는 용기에 담긴 맛있어 보이는 음식에 먼저 눈길을 주고 먼저 젓가락을 가져갑니다. 즉 어떤 음식이 입맛을 돋구느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것은 실제 그 음식의 맛이 아니라 그 음식의 외형입니다. 

보기 좋은 음식이 정말 맛도 있는지는 그 음식을 입에 넣고 씹어봐야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정말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실제로 아주 맛이 있을 수도 있고 전혀 맛이 없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외형상 별 맛이 없어 보이는 음식이 의외로 아주 맛깔스러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후자의 경우는 어쩌면 외형 때문에 어느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한 채 식탁의 위의 한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가 치워질지도 모릅니다. 식탁 위의 인기품목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음식은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은 음식일 것입니다. 

인사담당자와 지원자의 이력서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이력서 들 중에 보기 좋은 이력서가 인사 담당자의 관심을 끌 것이며, 그 이력서의 내용이 충실한지 아닌지는 인사 담당자의 손에 들려진 후에 판단될 것입니다. 그 지원자의 면모는 면접에서 더 드러날 것이며 그가 정말 그 회사가 원하는 인재인지는 그가 입사하여 실제로 업무에 임했을 때 비로소 확실하게 판가름 날것입니다. 

물론 이력서의 외형이 좋다고 해서 취업에 성공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훌륭한 자질을 가진 인재가 자신의 능력을 일차적으로 표현할 이력서를 효과적으로 작성하지 못해서 취업의 문턱에도 가지 못한다면 지원자의 입장에서나 인재를 채용하고자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무척 안타까운 일입니다. 양질의 재료와 요리사의 정성이 어우러진 맛있는 음식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식탁에서 치워지는 것처럼… 

결론적으로, 보기좋은 떡이 반드시 먹기도 좋은건 아니듯, 보기좋은 이력서가 반드시 충실한 내용을 보장하거나 그 이력서의 주인이 훌륭한 인재가 아닐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맛과 영양이 풍부한 음식이 쓰레기통으로 버려지지 않기 위해서는 보기 좋은 그릇에 멋스럽게 담겨야 하듯이, 훌륭한 인재의 이력서는 반드시 외형적으로도 매력적인 형식을 갖추어야 기업이나 사회를 위해서 그의 역량이 쓰여질 확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출처 : 컬처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