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이력서 작성해야… 지원분야 명시하고 경력사항 세밀히 밝혀야 

통계청에 따르면 실업률이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계약직과 일용직이 증가한 점과 매년 4~5월과 9~10월이 각 기업들의 정기채용 시기인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인 고용안정에 접어들었다고 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게다가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경력관리를 위해 이직이나 전직을 하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다. 

취업난과 경력관리에 대한 관심 때문인지 온라인 취업 사이트와 헤드헌팅사들에 이력서를 제출하는 구직자와 직장인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특별히 채용공고가 없을 때도 자신의 이력서를 기업에 제출해놓는 경우도 많아졌다. 바야흐로 수많은 지원자들 속에서 자신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때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첫번째 관문은 바로 매력적인 이력서를 작성하는 일이다. 

이력서는 헤드헌터나 인사담당자와의 첫번째 만남이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첫인상이 중요하듯이 취업에서도 첫만남은 지원자의 인상을 결정지을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예전에는 ‘인사서식 1호’의 정해진 규격에 맞춰 자신의 이력을 단순 열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고, 대기업 공개채용시 신입사원들에게 배포했던 지원서에 공백을 채우던 것만으로 스스로 대견해하기도 했다. 


보기만 해도 군침도는 이력서 만들기 

그러나 이러한 이력서들은 신입사원에게만 해당될 뿐, 자신의 경력을 충분히 PR해야 하는 경력자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또한 점차 국문 이력서와 함께 영문 이력서 제출을 요구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고, 헤드헌팅 업체에서는 지원자의 영어 실력을 은근히 살펴볼 수 있는 방법으로 영문 이력서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일반적인 이력서 형태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헤드헌팅 업체인 HR코리아 www.hrkorea.co.kr 김정연 차장은 “이력서를 어떻게 쓰느냐보다는 실제 어떤 경력과 능력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그러나 헤드헌팅을 진행하다 보면, 대체로 고액 연봉자일수록 세련된 이력서로 자신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할 줄 안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들의 이직 성공률이 높은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떤 이력서가 헤드헌터와 인사담당자의 눈길을 끌 수 있을까? 

2개월 전 이직에 성공해, 현재 외국계 쇼핑몰 A사에 근무하는 김기수(29·가명) 대리는 이직을 준비하면서 본인의 경력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다. 직장 경력 3년이 넘도록 부지런히 일해왔지만, 막상 이력서를 쓰려고 보니 무엇을 써야 할지 잘 몰랐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과거에 입사를 위해 만들어놓았던 이력서를 들춰냈고, 자신의 경력부분에 회사명을 추가했다. 

그러나 막상 헤드헌팅사에 이력서를 제출하기가 민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씨는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를 담당하는 헤드헌터를 찾아가 이력서를 내밀고 자문을 구했다. 그는 헤드헌터로부터 크게 세가지 중요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첫째, 지원하려는 분야가 무엇인가? 지원하려는 분야는 이력서의 이름과 같다. 그런데 많은 경우에 지원분야를 밝히지 않는다. ‘내 경력을 보면 알 수 있겠지’ 또는 ‘지금 모집하는 분야는 하나밖에 없으니…’라는 생각에서다. 이런 태도는 헤드헌터나 인사담당자들이 모두 자신에게 세심한 배려를 해줄 것이라고 착각하는 데서 비롯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담당자들이 지원자의 이력서를 처음 보게 되는 시간은 30초 이내. 그 사이에 지원자의 업무 분야와 정확한 목표를 알 수 없으면 그 이력서는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향한다. 이들의 인간성이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주제가 없는 이력서를 보고 있을 만한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원분야는 이력서 첫머리에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이 점은 여러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둘째, 본인의 경력기간 중 한 업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한국 사람들은 이름에 매우 민감하다. 대학을 선택할 때도, 회사에 취직을 할 때도 자신이 무엇을 하게 될지보다는 이름이 무엇인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그래서인지 이력서에 이름, 학교 이름, 직장 이름을 밝히는 데는 주저하지 않으면서 본인이 어떤 업무를 했는지, 어떤 지식을 갖고 있는지를 밝히는 데는 익숙하지 않다. 

그러나 이력서의 핵심은 바로 경력이다. 담당자들은 지원자가 지금까지 어떤 업무를 했고, 그 업무를 통해 어떤 성과를 이루어냈는지에 관심이 있다. 따라서 단순히 어떤 회사에 있었다는 것을 기재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회사에서의 부서와 직위를 명확히 밝히고 담당 업무에 대해 구체적이면서도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계량화할 수 있는 수치가 있다면 더욱 좋다. 단 이때 너무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좋지 않다. 쓸 말이 넘쳐 종이가 모자라면 성공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과 공간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칫 말 많은 사람으로 비칠 수도 있음을 상기하자. 

셋째, 당신이 이직해서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은 무엇인가? 그리고 목표는 무엇인가? 이 부분은 경력을 설명하면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본인이 지금까지의 경력과 지식으로 이직이나 전직을 원하는 회사에서 어떤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간략하게 정리해주는 것이 좋다. 이때 희망회사에 대한 자신의 상식을 갖고 응용할 수 있다면 합격은 무난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설명을 듣고 난 김 대리는 새롭게 이력서를 작성했고, 자신의 경력관리를 위해서 정기적으로 이력서를 작성해보기로 결심했다. 이렇듯 이력서는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자신의 경력을 정리하고 자신을 PR할 수 있는 진정한 자기소개서인 것이다. 


자기표현을 두려워하지 마라 

한 헤드헌팅사 통계에 따르면,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했거나 외국에서 공부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 연봉을 더 받고 있으며 이력서를 통해 자기를 표현하는 데 훨씬 능숙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우선 연봉제가 체질화돼 있기 때문이다. 연공서열에 따른 호봉제는 상호 협력과 온화한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능숙하게 자기를 표현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에 비해 연봉제를 실시하는 외국계 기업에서는 직원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이들은 또한 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아직도 특별한 사고를 치지 않고 중간쯤 되는 위치에서 일하는 사람이 가장 장수한다고 생각한다. 스타 플레이어로 왕따가 되기보다는 조용히 자신의 일을 해내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글로벌 문화에서 경쟁력 있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때로는 자신을 과감하고 자신있게 표현하는 일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자기를 표현하는 데 익숙한 외국계 기업들 특유의 기업 문화는 서류에서도 그대로 표출된다. 기회가 된다면, 외국계 기업에 제출한 다른 사람들의 이력서를 한번쯤 참고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자신의 신상, 학교와 전공, 회사와 경력기간 정도만 기술하던 이력서에서 벗어나, 자신이 지원하는 분야와 구체적인 경력,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를 명확히 표현함으로써 좀더 주제가 분명하고 자신있는 자기표현에 한발 다가서보자. 이런 작은 서류가 당신을 성공의 길로 인도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자료출처 - Economy21 1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