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거다, 하는 느낌이 오는 온라인 이력서는 어떤 걸까. 채용정보사이트인 인크루트 이민희 홍보팀장은 “온라인 이력서가 어필하려면 제목을 잘 쓰는 게 생명”이라며 “자기소개서의 경우 처음 다섯줄 정도에서 걸러지게 마련인데 죽 훑어보다 느낌이 안 오면 접어버리고 마는 게 인사담당자들”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이력서는 기업체가 키워드를 걸어서 원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찾는 방식이다. 예컨대 인터넷 문서인 html을 잘하는 사람을 구한다면 이를 키워드로 쳐서 수많은 이력서 중에서 해당하는 사람을 검색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수백, 수천장의 이력서가 목록에 올라오면 인사담당자는 당장 제목부터 관심을 갖게 된다. 결국 자신의 온라인 이력서파일 제목이 우선 눈길을 끌어야 하는 것이다.
이력서를 읽는 인사담당자는 이력서를 쓰는 절박한 심정의 구직자만큼 성의나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넘쳐나는 이력서 속에서 그럴 시간적 여유도 없다. 그런 만큼 개성있는 이력서만이 살아남아 면접기회를 잡을 수 있다. 지원할 업체의 성격에 맞는 개성있는 이력서를 제출하기 위해서는 여러 형태의 이력서를 작성해 등록해두는 방법도 있다. 한 이력서에는 자신의 웹디자인 경력만 넣고 컴퓨터프로그래밍 경력은 뺄 수도 있고 다른 이력서에는 거꾸로 컴퓨터프로그래밍 경력만 넣어둘 수도 있는 것이다.
짧은 이력서에 ‘쓰지 말아야할 내용’은 어떤 것일까. 경력직의 경우 지원한 직무분야와 동떨어진 다른 분야에서의 경험이 나열되면 되레 점수를 깎일 수 있다. LG전자 인사담당자는 “자기가 근무했던 분야가 지원한 분야와 다른데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경우에는 감점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수많은 자격증이 지원한 분야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을 경우에도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 “여러 분야에 걸쳐 각종 자격증만 많지 전문성이 없다”며 인사담당자가 탐탁잖게 볼 수 있는 것이다. 회사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취업담당자들은 같은 회사에 수차례 지원했다가 실패한 경험을 이력서에 적는 것도 부정적 인상을 주게 된다고 말한다. 현대상선 채용담당자는 “같은 회사에 몇 차례 도전했다 실패한 사실은 그 사람이 부적절하다는 게 여러 사람들을 통해 검증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샐러리맨 사이트(www.sman.co.kr)는 지난해 실시한 이력서 콘테스트에 응모한 이력서 중 헤트헌팅업체 관계자들이 뽑은 가장 잘 쓴 이력서 서너개를 5월 초에 공개할 예정이다. 샐러리맨 사이트 관계자는 “기존 이력서를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컨셉으로 자기를 독특하게 어필한 이력서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출처 - 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