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산으로 들로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있다. 그러나 취업준비생들은 폭염을 피할 겨를도 없이 입사준비에 여념이 없다. 영어와 상식, 전공 과목 등 시험과목만 신경쓴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들에게는 또 하나의 근심거리가 있다.
바로 필기시험에 합격해도 면접준비에 소요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 면접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방송사 입사를 준비하는 지망생들은 많게는 4번이상 계속되는 실기테스트와 면접에 녹아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방송사에 지원한 사례를 통해 실태가 어떤지 알아봤다. (편집자註)
사례 #1
방송사 공채 아나운서직에 지원한 A양(24)은 면접을 본 후 영수증을 챙기면서 깜짝 놀랐다. 면접 준비에 국립대 한학기 등록금에 해당하는 돈을 지출한 것이다. <아래 표 1 참고> 그녀 는 먼저 약 100만원을 들여 백화점 기성복 매장에서 옷을 마련했다. 이미 프로필 사진을 찍는데 40만원을 지출한 상태다.
아나운서직을 지원하는 경우 1차 서류평가에 사진 전형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면접 당일 카메라 테스트를 위해 전문스타일리스트에게 방송용 메이크업과 머리손질을 받는데 25만원이 들었다. 일단 1차 면접까지 오는데 든 비용만 총 165만원. 1차 면접 통과의 기쁨도 잠시, 앞으로 실기테스트 2번과 면접 등 최종합격까지 소요될 비용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사례 #2
기자직에 응시한 B양(25)도 면접준비에 드는 비용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정장 한벌에 60만원, 면접용 정장 구두를 새로 마련하는데 17만 5천원, 면접 당일 메이크업과 머리손질로 기자스타일(?)로 꾸미는데 10만원, 총 87만 5천원 소요됐다. 오랫동안 길러온 머리를 면접당일 하루만을 위해 짧게 자르는데 든 비용 3만원까지 합하면 90만원이 넘는다.
사례 #3
‘발품을 팔아가며 최대한 저렴하게 면접을 준비했다’는 아나운서 지망생 C양(24)의 지출내역도 일반기업 취업준비생들은 상상할 수 없는 수준. 프로필 사진촬영에 30만원, 정장과 구두를 합쳐 58만원, 면접 당일 메이크업 비용 10만원. 총 98만원이다.
2차 면접을 앞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 추가될 비용까지 합하면 100만원을 훌쩍 넘기게 될 것같다.
정장마련하고 프로필사진을 찍는데 많은 돈이 드는 것은 남자 수험생들도 마찬가지다.
면접당일뿐 아니라 실기준비 비용도 만만찮아
C양은 ‘가정형편에 따라 지출하는 비용이 천차만별’이라고 말한다. “일반 기성복 매장이 아닌 명품매장에서 옷을 사거나 의상실에서 맞춰입으면 옷 한벌에 100만이 넘는것이 보통”라며 “미용실에서 드는 비용도 10만원에서 30만원 이상까지 다양하다”라고 말했다.
“프로필 사진도 20만원부터 100만원까지 있어 형편되는대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무리 절약해도 면접준비에 드는 비용이 대략 100만원. 그러나 방송사 취업 준비생들의 부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기자, 프로듀서, 아나운서 등 직종을 막론하고 아카데미에 다니며 취업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방송사가 운영하는 아카데미의 6개월 과정이 약 2백 30만원 ~ 2백 85만원.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 아카데미가 보통 3개월에 120만원 정도, 그러나 ‘초급’, ‘중급’, ‘실전반’까지있어 전과정을 이수하는데는 3백 60만원이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치아교정은 필수, 성형수술은 선택.
방송사 입사시험의 경우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성형에 많은 돈을 들이기도 한다. 사설 아나운서 학원에 다니는 C양은 “치아 교정은 물론, 성형수술을 하는 친구들도 많다”며 “쌍꺼풀이 있어도 다시 쌍꺼풀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대중 매체 관련 취업정보 사이트 ‘미디어 잡’을 운영하는 김시출 대표는 “아카데미가 합격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요즘은 경력 같은 신입이 많다”며 “방송사 입사는 실전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관련아카데미에서 미리 연습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특히 요즘 아나운서 직의 경우 아카데미 출신이 90%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아카데미를 다니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아나운서직은 실기가 당락을 좌우하기 때문이라는 것.
방송사 입사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이 이러한 비용부담에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일까.
그는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며 ”합격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소위 강남권이라는 중산층 이상의 자녀들이 많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아무래도 집안 형편이 어려운 수험생들은 입사시험 준비에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방송사 공채를 치르며 2년간 모아온 돈을 모두 써버렸다는 D양은 “돈이 없으면 면접도 볼 수 없는게 지금 현실이다”라며 한탄했다.
[자료출처 - 노컷뉴스]